2020년 4월 9일 고난주간 세족목요일 새벽묵상말씀
사도신경으로 신앙고백 하시겠습니다.
찬송가 369장 죄짐 맡은 우리 구주입니다.
오늘의 말씀은 요한복음 13장 1-14절 말씀입니다.
1 유월절 직전에, 예수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야 할 때가 된 것을 아셨다. 예수께서는 자신의 소중한 동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다.
2 저녁식사 때가 되었다. 이때 이미 마귀는 가룟 사람 시몬의 아들 유다를 단단히 붙잡고서, 예수를 배반하도록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3 예수께서는 아버지께서 자기에게 모든 것을 맡기셨다는 것과, 자기가 하나님께로부터 왔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갈 것을 아셨다.
4 예수께서 저녁식탁에서 일어나 겉옷을 옆에 두시고 수건을 두르셨다.
5 그런 다음에,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고 수건으로 닦아 주셨다.
6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셨을 때, 베드로가 말했다. “주님, 주님께서 정말 제 발을 씻으실 겁니까?”
7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하는 일을 네가 지금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나중에는 분명하게 알게 될 것이다.”
8 베드로가 고집을 부렸다.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합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내가 하는 일과 아무 상관이 없다.”
9 베드로가 말했다. “주님! 그렇다면 제 발만 씻지 말고, 제 손도 씻어 주십시오! 제 머리도 씻어 주십시오!”
10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아침에 목욕을 한 사람은 이제 발만 씻으면 된다. 너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깨끗하다.
11 내 관심사는 위생이 아니라 거룩이라는 것을 너희는 알아야 한다. 이제 너희는 깨끗하다. 그러나 너희 모두가 깨끗한 것은 아니다.”
12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나서, 겉옷을 입고 식탁 자기 자리로 돌아가셨다.
13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무슨 일을 했는지 이해하겠느냐? 너희는 나를 선생이라고 부리고 주라고 부르는데, 맞는 말이다.
14 내가 정말로 그러하다 주이며 선생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 주었으니, 이제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오늘은 고난주간 가운데 세족목요일로 지키는 특별한 날입니다.
그래서 특별한 순서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새벽에 묵상한 말씀을 가지고 저녁에는 가족들이 다함께 모여 ‘우리 가족 세족식 순서’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준비물은 대야와 수건, 초를 켜놓고 하면 더 은혜로울 것입니다.
순서지는 제가 별도로 만들어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1. 함께 찬송을 부릅니다. (찬563장 예수 사랑하심을)
2. 가족 중 한 사람이 오늘 모임을 위해 기도합니다.
3. 말씀을 함께 봉독합니다.
4. 준비된 메시지를 가족 중 한사람이 읽어줍니다.
5. 가족과 함께 세족식을 진행합니다. (배우자-자녀 순으로)
* 아빠가 온 가족을 세족식하는 방법이 있고,
릴레이(아빠>엄마>자녀>아빠순서)로 진행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가족 중 한명이 의자에 앉으면, 양쪽 발을 대야에 넣습니다.
- 발을 붙잡고 짧게 ‘축복기도’를 합니다.
- 기도 후, 준비한 수건으로 발을 닦에 줍니다.
6. 세족식 마무리
- 정돈후, 일어나 포옹하며,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의 멘트를 합니다.
- 가족 모두 손잡고, 가족 중 한명이 기도로 마무리 합니다.
7. 세족식의 은혜를 나눠주세요.
- 세족식 인증샷을 찍어 카톡방에 올려주시고 느낀점을 나누어 주세요.
- 세족식 중 촬영이 어려울 경우 마치고 가족사진으로 올려주세요.
<세족식 메시지: 더러운 발이 깨끗해졌어요.>
오늘 말씀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전날 밤에 유월절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대야를 들고 오셔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는 장면입니다. 유월절은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이집트 탈출을 성공한 것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우리로 보면 광복절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왜 갑자기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을까요? 예수님 당시 발은 그 집의 종들이 주인이 외출하고 돌아왔을 때 씻어주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었습니다. 갑자기 주인이 종의 발을 붙잡고 씻어주는 것과 매우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의 마지막 밤에, 3년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가르치셨던 모든 가르침을 한방에 기억할 수 있도록 특별수업, 평생 절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수업을 시작하셨습니다. (여담입니다만, 고등학교 때 십자매라는 국사선생님이 계셨는데, 그 선생님을 지금도 절대 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잘 지도해주시기도 하셨고 기억에 남는 이유는 한 사람이 잘못하면 전후좌우 아이들이 두꺼운 자로 머리를 한 대씩 맞았습니다. 십자매의 공동운명체가 되었던 것입니다. 나 때문에 주변 아이들이 맞으니 당연히 수업시간은 조용할 수밖에 없고 수업 집중력 또한 놀라웠던 기억이 납니다. 특별하면 기억이 나기 마련인가 봅니다.)
3. 오늘 예수님의 마지막 수업이자 특별한 수업에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모든 가르침이 다 담겨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말씀은 중요해도 너무 중요한 말씀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는 제자들이 3년 배운 것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지금 이 순간에 다 배울 수 있는 특별 수업입니다.
4. 예수님의 최종수업의 핵심은 끝사랑이었습니다. 이 끝사랑을 제자들이 삶으로 살아내기를 간절히 바라셨습니다. 끝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텔로스입니다. 끝의 의미도 있지만, 어떤 단계를 넘어서는 전환점, 터닝포인트를 의미하는 단어이고 여기서 파생되어 목적, 최종 목표를 의미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의 끝은 바로 십자가였습니다. 사랑의 최종 목표를 십자가에서 이루셨습니다. 완전한 희생을 통해 저와 여러분, 온 인류를 구원하셨습니다. 제자들이 이 세족식을 통해 예수님의 끝사랑으로 진입하는 터닝포인트,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셨으며, 사랑의 최종 완성에 함께 도달하기를 바라시는 마음에서 종의 마음으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습니다.
5.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요? 예수님의 끝사랑보다는 조건적 사랑에 가깝습니다. 친절하게 대해주면 나도 친절하게, 상냥하게 대해주면 나도 상냥하게, 반대로 불친절하게 대해주면 나도 불친절하게, 냉냉하게 대해주면 나도 냉냉하게 대해줍니다. 똑같이 갚아주고 싶은 것이 우리의 여전한 마음입니다. 두고 보자! 심보가 항상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이 조건적인 사랑이 이시간 가정 세족식을 통해 예수님의 끝사랑으로 진입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예수님의 끝사랑을 조금이라도 닮아가는 첫날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가족의, 친구의, 이웃의 더러운 곳까지도 함께 아파하며 씻어줄 수 있는 저와 여러분, 그리고 우리 가족이 되기를 바랍니다.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공동기도문)
한없는 은혜로 우리를 늘 새롭게 하시는 하느님.
흐드러지게 핀 봄꽃들과 따스한 봄바람이
봄의 축제를 알리며 새로운 기운을 불러일으키니,
온 생명이 주님의 은총을 찬양합니다.
주님을 찬양하는 기쁨 속에 흠뻑 젖어 있어야 할 우리이지만,
기쁨과 희망을 나눌 우리의 이웃들은
한걸음, 두 걸음 떨어져 서로의 가슴 떨림을 느낄 수 없는
안타까운 오늘을 맞이합니다.
언제부터인지, 어디서부터인지, 혹은 누구 때문인지,
한 줄기, 두 줄기 꼬이기 시작한 생명줄들이
이제는 뒤틀릴 대로 뒤틀려 아파하며 신음하는 세상이 되었고,
이제는 우리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습니다.
벼랑 끝 한 치의 위기임을 자각하지 못하는 우리의 어리석음을
주님, 불쌍히 여겨 주소서.
끓어 오르는 욕망으로 멈추지 못하는 우리의 달음질이
얼마나 많은 희생으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지,
결국은 누구도 살아 숨 쉬지 못하게 됨을 오늘의 현실 속에서 깨닫도록,
주님, 우리의 눈과 귀와 마음을 열어 주소서.
‘코로나 19’로 고통받고 힘겨워하는 우리 이웃을 주님 기억하여 주소서.
아픔을 함께하며 주님의 뜻을 더욱 갈망하게 하시고,
숭고한 그리스도의 양심으로 세상을 섬기며 극복함을 통해
참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세를 우리 몸에 각인시켜 주소서.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는 이 계절,
주님 걸어가신 발자국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의 의미를 마음에 새깁니다.
두려움의 떨림이 신앙의 흔들림이 되지 않게,
우리의 욕망과 욕심에 스스로 굴복하지 않게,
오늘을 인내하며 내일의 소망으로 서로를 위로하며 이겨나갈 용기와 힘을 더하여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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