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과 친해지기>
요즘 성경필사를 만년필로 하면서
만년필에 대한 애정이 듬뿍 생기고 있습니다.
주로 가성비 좋은 중국제 만년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파카 듀오폴드를 오마주한
마존M600(bock닙)이라는 만년필을 구입하였습니다.
만듬새가 좋다는 평을 보고
트위스비 580과 고민을 하다가
결국 마존M600으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막상 받아보니
살짝 촌스러운 디자인이 마음에 걸렸지만,
계속 사용하다보니 디자인은 익숙해졌습니다.
문제는,
잉크 흐름이 원활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카트리지에 잉크는 채워져 있는데
어느 정도 사용하다보면, 잉크가 끊기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그냥 트위스비 580을 샀어야 하는데 하면서 후회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내가 다시는 중국산 만년필을 사나봐라! 스스로 엄포를 놓으며
어느 순간 마존M600이 꼴도 보기 싫어졌습니다.
흐름이 좋은 잉크로 바꿔보라는 조언에 따라
가장 평범하고 흔하디 흔한 파이롯트 일반 잉크로 바꾸어주었더니
흐름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끊김도 줄어들었습니다.
지금은 그냥저냥 사용할 수 있는 만년필이 되었습니다.
디자인도 크게 마음에 들지 않고
잉크 흐름도 썩 좋지 않는데~ 지금은 이 녀석(?)만 고집하고 있습니다.
현재 만년필이 7~8개가 있음에도 이 녀석에만 손이 갑니다.
개중에는 나름 좋은 만년필도 있습니다.
(파이롯트 커스텀74, 카쿠노, 홍디안N1S 등등)
설레는 마음으로 구입했다가
후회했다가
지금은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떤 제품이건 또는 사람이건
처음부터 완벽하게 마음에 들고
완전하게 좋은 것은 없나 봅니다.
때로는 후회도 했다가
때로는 상처도 받았다가
하면서 정이 드나 봅니다.
모두가 친해지는 과정일 것입니다.
이 만년필 덕분에 조급한 마음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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