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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금수저 정말 맞는 말인가?
박준원 2025-06-24 추천 0 댓글 0 조회 3

<생명의 원천인 흙의 품으로>


    한국의 가을은 아름답다. 농부의 땀방울이 가득한 황금 들판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충만하게 만든다. 들판의 벼도 배추도 무도 고추도 모두 땅에서 자란다. 정확히 말하면 흙에서 자라는 것이다. 우리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의 원천은 흙이다. 흙에서 식물이 자라고, 그 식물을 먹은 동물도 우리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니 모든 음식의 원천은 흙이다.


    곡식이나 과일, 채소뿐만 아니라 한 송이 꽃도 흙에서 자란다. 아름다운 정원의 원천도 흙이다. 훌륭한 정원사는 꽃을 가꾸는 사람이 아니라 흙을 가꾸는 사람이다. 흙은 소중하고 고귀하고 정직하고 아름답다.


  나는 언론에서 ‘흙수저’라는 말이 나올 때면 마음이 불편하다. ‘흙수저’는 부모의 능력이나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여 경제적인 도움을 못 받는 자녀를 지칭하는 신조어다. 흙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서운하게 여겨질 낱말이다.


    흙은 어떤 씨앗도 품어서 생명을 키워낸다. 따가운 땡볕도 이겨내고 찬바람에도 꼭 껴안아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흙만큼 조건 없이 내어주는 것은 없다. 자신의 모든 영양분을 내어주고도 자신을 드러내는 법이 없다. 흙 같은 존재가 또 어디에 있겠는가?


    흙수저와 상반되는 개념으로 ‘금수저’가 있다. 금은 값이 나가고 귀하다. 그러나 아무리 금가루가 많아도 나무 한 그루 키울 수 없다. 금가루에서는 상추 한 포기, 꽃 한 송이도 자라지 않는다. 결국은 금을 팔아서 흙을 사야 생명을 키울 수 있다.


    부모에게 넉넉한 유산을 물려받은 금수저를 탓하려는 게 아니다. 스스로 생명의 싹을 틔우는 자립심과 모두를 품는 너그러움과 성실함을 지닌 흙이 비하되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 안타깝다. 흙의 고귀함을 알기에 그 오명을 벗겨주고 싶을 뿐이다.


    아이들에게 무서운 가상적인 존재나 물건을 가리킬 때 ‘에비’라고 한다. 나쁜 짓을 억제할 때 ‘지지’라고 한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흙놀이를 ‘에비’, ‘지지’로 교육하다가 이제는 ‘흙수저’까지 통용되는 사회가 되었다. 그만큼 흙과 멀어진 삶을 살고 있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정서 불안과 우울증은 흙과 멀어지면서 점점 늘어나고 있다. 흙 마당에서 구슬치기, 공기놀이, 땅따먹기를 하는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이에 몰입한다. 흙을 가까이하면 행복해지고, 행복해지면 몰입하고, 몰입하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줄어든다. 흙과 친해지면 면역력도 길러진다.


    흙을 가까이하면 흙의 성실함과 넉넉함을 닮을 수 있다


    흙 속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 은행나무는 몇백 년을 살아서 가을을 노래한다. 황금 들녘은 흙에 기대어 찬란한 가을빛을 보여준다. 흙에는 생명력이 있다.


    흙이 키워낸 가을 들판에서 생명의 위대함을 돌아보고 자연을 사랑하며 흙의 의미를 새롭게 새겨본다. 흙은 더러운 존재가 아니고 ‘흙수저’라는 불명예를 가져서도 안 된다. 흙은 우리 모두를 살아가게 하는 생명의 원천이다. 언젠가 우리 모두는 흙으로 돌아간다. 생명의 원천인 흙의 품으로.


<맨발학교 권택환의 맨발혁명>, 권택환 - 밀리의 서재


흙수저, 금수저라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이 글을 읽다보니 흙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 흔하디 흔한 흙은 수 많은 생명들을 키워내지만, 사람들이 너무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금은 생명 하나를 키워내지 못합니다. 사실 흙수저라는 말은 강하게 자랐다!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오히려 흙수저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반면 금수저는 온실의 화초처럼 약하디 약하게 자랐다는 의미일 수 도 있으니 말입니다. 


어머니가 가난해서 늘 미안하다고 하셨던 말씀이 마음에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가난해서 오히려 강해졌고 넓어졌고 깊어졌습니다. 그러니 어머니, 더이상 미안해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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